(글 하단에서 강의정리노트 다운로드하실 수 있어요.)
INTRO
오늘은 가장 많이 쓰는 전치사 in, on, at이 어떻게 쓰이고 서로 어떻게 다른지 알아볼 거예요. 가장 많이 쓰이는 전치사들이지만 아직도 각각의 쓰임이 많이 헷갈리시죠? 하지만 오늘, 여러분이 보셨던 그 어떤 영상이나 책 보다 시원한 답을 얻어가실 수 있어요.
먼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얘기부터 시작해 볼까요? 여러분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전치사의 이미지는 아마 이런 모습일 거예요. in은 벽이 있는 공간 안에 있는 모습, on은 지면 위에 있는 모습, at은 어느 한 지점에 있는 모습이요. 그래서 아래의 문장들은 쉽게 이해되죠.
- (1) She is in the room.
- (2) She’s on the beach.
- (3) She’s at the bus stop.
또, 이렇게 물리적 공간을 지칭하는 전치사는 시간을 나타내는데도 쓰인다는 것도 우린 잘 알고 있어요. 시곗바늘이 지나간 거리를 이용해 시간을 표현하듯이, 추상적인 시간개념을 구체적 공간을 사용해 표현하는데 익숙하니까요. 그래서 in은 비교적 긴 시간을 나타내서 in April, in 2023 이렇게 달이나 년을 나타내고, on은 그것보다는 짧은 시간을 나타내서 on Monday처럼 날을 표현하고, at은 at 3pm처럼 그것보다 더 짧은 시간의 길이인 시를 나타내게 됩니다.
문제 발생
하지만 우리는 곧 혼란스러워지게 돼요. 위에서 언급한 개념만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쓰임이 많이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하루를 이루는 시간 표현에서 아침 점심 저녁은 in을 쓰지만, 그보다 긴 시간인 밤은 at으로 표현하니까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차나, 버스, 기차, 비행기, 모두 공간 안으로 들어가는데도, 유독 차는 in the car라고 표현하고 나머지는 on the bus, on the train, on the airplane이라고 해요. 또, 비교적 좁은 공간인 방에 있다는 표현은 'She’s in the room.'이라고 하는데, 그보다 큰 공간인 집에 있다는 표현은 'She’s at home.'이라고 하니까요. 게다가 줄을 선다는 건 3차원 공간이 아닌 1차원적인 선 상에 서있는 건데도 'She is standing in a que.'라고 하지만 on a que라고 하지는 않아요. 이와 비슷하게 들판은 탁 트인 곳인데도 'The cows are grazing in the field.'라고 말하지만 'The cows are grazing on the field.'라고는 잘하지 않고요. 도대체 in, on, at 이 전치사들은 왜 이렇게 쓰이는 걸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 그리고 그 이상을 이 글에서 모두 갖고 가실 수 있어요.
IN, ON, AT은 공간의 물리적 형태를 나타내지만은 않아요!
먼저 여러분이 정확히 아셔야 하는 건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원어민들이 in, on, at 이 전치사들을 선택해 사용할 땐 우리가 묘사하는 공간의 물리적인 형태가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 않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물리적 형태가 같은 길을 보고도 상황에 따라 우리가 사용하는 전치사는 달라져요. 아래 문장들처럼요.
- (4) There’s a pothole in the street.
- (5) There’s a lot of traffic on this street.
- (6) Turn right at George Street.
또 아래와 같은 그림 (그림 1)을 봐도 만약 아래 둥근 부분이 전구이고, 위의 이 네모난 부분이 소켓이면 'The bulb is in the socket.' (그 전구가 소켓 안에 있어요)라고 표현하지만, 이 둥근 밑부분이 물병이고 윗부분이 뚜껑이 되면 'The bottle is in the cap.'이라고는 하지 않으니까요. 이렇게 공간의 물리적 형태가 전치사 사용을 결정짓는 게 아니라면 원어민들은 어떤 기준으로 전치사를 선택할까요?
바로 우리가 특정 공간에서 느끼는 경험이 그 공간의 형태보다 더 크게 영향을 미쳐요. 그럼 이제부터 우리가 in, on, at이 나타내는 각각의 공간에서 어떤 경험을 하는지 알아보고, 그 경험에 비춰 여러 문장들을 살펴보도록 할 거예요. 오늘 이 글을 읽으신 이후엔 in, on, at, 이 세 가지 전치사를 보시는 시야가 확 넓어져 많은 문장들이 저절로 이해되고, 올바른 표현을 스스로 만드는 데도 큰 도움이 되실 거예요.
IN, ON, AT의 공간에서 느끼는 경험
IN
in이 나타내는 3차원의 공간에는 사방에 벽이 있어서 안과 밖을 경계 지어요. 그래서 물리적인 벽이 아니더라도 공간을 구분 짓는 경계가 있는 장소와 상황에 전치사 in을 써요. 또 사방에 벽이 있다면 그곳에선 나의 움직임이 제한되겠죠? 그래서 벽이 없어도 내 움직임이 제한되거나 들고나기 쉽지 않은 장소나 상황, 그래서 한 번 시작되면 오랫동안 같은 상태가 유지되는 상황에는 in이 쓰여요. 아래 예문을 볼까요?
- (7) She’s in trouble. 그녀는 문제에 처해있다.
- (8) She's in pain. 그녀는 고통에 처해있다.
- (9) She's in custody. 그녀는 구금에 처해있다.
- (10) She’s lost in thought. 그녀는 생각 속에서 길을 잃었다. 즉, 생각에 잠겼다.
- (11) She looked peaceful in death. 그녀는 평안해 보였다, 죽음 안에서.
- (12) She takes pride in her work. 그녀는 자부심을 가진다, 그녀의 일에서.
- (13) She believes in me. 그녀는 나를 믿는다.
- (14) She’s in the woods / in the wind / in the cold. 그녀는 숲에 있다 / 바람 속에 있다. / 추위 속에 있다.
Trouble, pain, custody, thought, death. 모두 나의 움직임에 제한을 걸고, 내 자의로 쉽게 빠져나오기 힘든 상태이기 때문에 전치사 in이 붙었어요. 또 (12), (13) 번처럼 어떤 대상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믿음을 갖기 시작하면 그건 꽤 오랜 시간 지속되고, 그 상태는 쉽게 변하지 않아요. 그래서 in이 쓰여요. 그뿐 아니라 (14) 번처럼 물리적인 벽이 아니더라도 무언가 나를 둘러싸고 있는 장소나 기운에도 전치사 in이 들어갑니다. 모두 벽이 있는 공간은 아니지만, 'in the woods, ' 나무로 에워싸인 숲 안에 있고, 'in the wind', 공기의 흐름인 바람에 에워싸여 있고, 'in the cold', 차가운 공기에 에워싸인 상태이기 때문에 전치사 in이 쓰였어요.
ON
그럼 이번엔 on을 볼까요? 일단 on은 어떤 대상이 표면을 딛고 그 위에 있는 모습을 나타내요. 그래서 대상이 어떤 것과 접촉하는 경험, 혹은 대상을 물리적으로 떠받쳐 주거나 어떤 상황이 안정감 있게 지속되도록 받쳐주는 상황이나 장소에 전치사 on을 써요. 그렇지만 on에는 전치사 in이 갖고 있는 경계의 의미는 없기 때문에 비교적 자유롭게 들고날 수 있는 상황에 on이 쓰이죠. 예문을 볼까요?
- (15) What a cute look on his face. 그의 얼굴의 표정은 얼마나 귀여운지.
- (16) She’s on prescription / on drugs. 그녀는 약 / 마약을 복용하는 상태이다.
- (17) She’s on good behavior. 그녀는 좋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
- (18) She’s on duty. 그녀는 임무 중이다.
- (19) He turns the light out on me. 그는 내 면전에 불을 꺼버렸다.
- (20) He shut the door on me. 그는 내 면전에 문을 닫았다.
(15) 번 문장에서 얼굴이 표정을 받쳐주기 때문에 on이 쓰였어요. (16) 번의 on prescription은 의사에게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는 상태라는 의미고, on drugs는 불법적인 약물을 복용하는 상태라는 뜻이 예요. 합법적이든 불법적이든 약을 복용하거나, (17) 번처럼 좋은 태도를 보이거나, (18) 번처럼 임무를 맡는 건 일정 기간 동안 유지되는 일이고, 어느 정도 자기의 의사결정으로 생기는 상황이니 on이 붙어요. 또, 무언가를 떠받칠 때 압력을 받듯 압박감을 받는 상황에서도 전치사 on이 쓰입니다. (19), (20) 번처럼 그가 내 면전에 불을 끄고 문을 닫은 건 나에게 감정적인 압박을 가하는 일이기 때문에 on me가 되는 거죠.
AT
반면에 at은 한 지점을 가리키기 때문에 in이나 on과 같이 위치의 방향성을 주지는 못해요. 예를 들어, 'He is at the park.'이라고 하면 우리는 그가 공원 안에 있는지 밖에 있는지 알 수 없어요. 단지 그 공원에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만을 알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at은 대상의 정확한 위치가 아닌 대략적 위치만 알고 있는 상황에서 쓰여요. 또 평소에 누군가의 행방을 묻는 대화 많이 하잖아요? 근데 그때 상대방은 그 사람이 있는 정확한 물리적 위치, 주소 같은 걸 묻는 게 아니라 뭘 하는 장소에 있는지, 그러니까 직장인지 학교인지 집인지가 궁금한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그럴 때의 대답도 at을 써요. At work, at school처럼요. 또, 어떤 한 지점에 위치하는 건 장소 안에 있거나 표면을 딛고 있는 것에 비해 안정적이지 못해요. 그래서 at은 안정적이지 않은 가변적인 상황을 묘사할 때 쓰입니다.
- (21) After a long day’s work, she finally found herself at peace. 긴 하루의 일과 끝에 그녀는 마침내 평온에 머문 자신을 발견했다. 즉, 평온을 찾았다.
- (22) He was finally at ease. 그녀는 마침내 편안함을 느꼈다.
- (23) Smoking puts you at risk of developing health issues. 흡연은 당신을 건강 문제 발생 위험에 놓이게 한다.
(21) 번의 at peace를 우리가 보통 고인에게 하는 말인 'rest in peace', 평화에 머물러 쉬라는 표현의 in peace와 비교해 보면, in peace는 영속적인 느낌을 주지만 at peace라고 하면 잠시 평온에 머무는 느낌이에요. 가변적이죠. 비슷하게, (22) 번의 at ease도 편안한 상태에 잠시 머문다는 의미예요. 언제든 그 상태에서 벗어나게 될 수 있는 거죠. (23) 번의 at risk는 위험에 취약하거나 노출된 상태를 뜻해요. 즉, 확정적이기보다는 확률적인 위험이라 at이 어울려요.
시선의 거리 차이
이 외에도, in, on, at은 바라보는 사람과 바라보는 대상의 거리 차이를 나타내기도 해요. 내가 어떤 장소를 직접 그 안으로 들어와 바라보는 것과 그 장소를 멀리서 점처럼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처럼, 나와 가까이 있는 대상의 위치를 말할 땐 보통 in이나 on을 쓰고, 대상의 위치가 멀 땐 at을 써요. 만약 내 시야에 들어올 만큼 가까운 가게에 그가 있다고 말할 때는 보통 'He’s in the store.’라고 말해요. 그런데 내 시야 밖, 멀리 있는 가게에 그가 있다고 말하는 거면 'He’s at the store.'라고 하지요. 마찬가지로 내가 볼 수 있을 만큼 가까운 해변에 그가 있다고 할 땐 'He’s on the beach.'라고 하지만 해변이 내 시야 밖 멀리 있는 상황에선 'He’s at the beach.'라고 하는 게 자연스러워요.
이와 비슷하게 나의 소속을 말할 때, 좀 더 직접적이고 사적인 공간은 in을 붙이고, 좀 더 일반적이고 간접적이 공간에는 at을 붙여요. 이런 식으로요: I’m in the physics department at MIT. Physics department (물리학과)가 나와 더욱 집적적인 공간이라 in이 붙고, MIT라는 공간은 그에 비해 간접적이니 at이 붙습니다.
문제해결
이제 드디어 이 글의 초반에 봤던 그 문제적 문장들 다시 볼까요? 지금은 전치사가 각 문장에서 사용된 맥락이 좀 더 쉽게 이해되실 거예요.
- (24) She’s in the car.
- (25) She’s on the bus/ train/ airplane.
보통 승용차는 공간이 협소해서 내 움직임에 제한이 있어요. (24) 번 문장에서 보듯 in이 어울리죠. 반면에 bus, train, airplane은 승용차에 비해 공간이 넓어서 그 표면을 딛고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예요. 그래서 (25) 번 문장처럼 on이 옵니다.
- (26) She’s standing in a que.
사람들이 줄지어 있는 선상에 있음에도 (26) 번처럼 in이 쓰이는 이유, 이제 짐작되시나요? 줄 안과 줄 밖이라는 경계가 확실하고 줄 안에서는 움직임이 제한돼요. 줄에서 바로 이탈될 수 있으니까요.
- (1) She’s in the room.
- (27) She's at home.
보통 (1) 번처럼 '그녀가 방에 있어'라는 말은 나 또한 집안에 있을 때 할 수 있어요. 나와 내가 보는 대상이 가깝고, 사실 가까운 만큼 좀 더 디테일한 그녀의 위치, 집안의 어떤 특정한 방에 있다고 말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27) 번처럼 at을 쓴 표현은 그녀가 집에 있긴 하지만 집 안 어디에 있는지 특정해서 말할 필요가 없을 때, 혹은 내가 집에서 떨어진 상태에서 그녀의 위치를 말할 때 씁니다.
- (28) The cows are grazing in the field.
- (29) The cows are grazing on the field. (?)
소들이 들판에서 풀을 뜯고 있다는 건 들판이라는 경계 안에서 풀을 뜯는다는 의미예요. 그래서 (28) 번처럼 들판의 경계를 표현하는 in the field가 어울려요. 반면에 (29) 번처럼 on the field는 들판을 물리적으로 딛고 서서 풀을 뜯는다는 뉘앙스를 줘서 좀 부자연스러워져요.
- (4) There’s a pothole in the street.
- (5) There’s a lot of traffic on the street.
- (6) Turn right at George street.
(4) 번 문장에서는 구멍이 길이라는 경계 안에 생겼고, 구멍 자체에 깊이가 있어 3차원의 공간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on the street보다 in the street이 더 자연스러워요. (5) 번처럼 교통량은 거리라는 경계 안에서 생기는 거라 in the street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도로 위를 많은 차들이 물리적으로 점거하고 있는 상황이니 on the street이라고 할 수도 있어요. (6) 번 문장에서 매인 스트리트와 조지 스트릿이 만나는 한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도는 거니 at the street이 맞아요.
또 앞에서 본 그림 1 기억나시나요? 우리의 경험에 비춰보면 소켓 안에 있는 전구는 이동할 수 없고 움직임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The bulb is in the socket.'이 맞는 표현이지만 물병 끝이 뚜껑 안에 들어가더라도 뚜껑이 물병의 이동을 제한하지 않기 때문에 'The bottle is in the cap.'이라고 하지 않아요.
시간 표현도 볼까요? 지금이야 밤낮없이 우리가 원할 때 활동할 수 있지만 근대 이전에 살던 사람들은 보통 해가 떠있는 동안 활동을 하고 해가 지고 밤이 오면 바로 활동을 멈추고 잠을 잘 수밖에 없었어요. 그들이 체감하는 활동 가능시간이 달랐던 거죠. 활동 시간이 긴 아침점심저녁은 in으로 표현이 되고 활동시간이 짧은 밤은 at으로 표현됐어요.
OUTRO
- (30a) He's good in math. (O)
- (30b) He's good on math. (X)
- (30c) He's good at math. (O)
- (31a) He did well in his test. (X)
- (31b) He did well on his test.(O)
- (31c) He did well at his test. (?)
물론 (30a-c), (31a-c) 예문에서 보시듯 아직 잘 설명이 안 되는 관용적 표현도 많이 있어요. 하지만 오늘 in, on, at의 사용 관점을 배우셨기 때문에 대부분의 문장이 훨씬 쉽고 깊게 이해되고, 이들 전치사 사용에도 좀 더 자신감이 붙으실 거예요. 오늘 글이 도움 되셨다면 구독 부탁드리며, 이에 관련된 질문이나 앞으로 더 알고 싶은 내용이 있으시면 댓글에 남겨주세요. 더 좋은 글쓰기에 큰 힘이 됩니다. :)
Reference
Nedelcheva, S. (2013). Organizing Verb-Particle Constructions Cognitively: The Case Of On And Up. Studies in Linguistics, Culture, and FLT, 1(1), 97-108.
Rice, S. A. (1992). Polysemy and lexical representation: The case of three English prepositions. In Proceedings of the fourteenth annual conference of the cognitive science society (Vol. 8994).
Tyler, A., & Evans, V. (2003). The semantics of English prepositions: Spatial scenes, embodied meaning, and cognition. Cambridge University Press.
Vasardani, M., Stirling, L. F., & Winter, S. (2017). The preposition at from a spatial language, cognition, and information systems perspective. Semantics and pragmatics, 10, 3-EA.
유튜브 "영어마음" 채널(http://www.youtube.com/@english_mind)에서 관련 영상을 찾아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영어마음 강의 노트 및 활용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OUT의 모든 것 (0) | 2024.06.22 |
---|---|
관계사절 1 (제한적 용법) (0) | 2024.06.16 |
TO부정사와 동명사 사용법 (0) | 2024.05.11 |
동사 GET의 모든 의미와 쓰임, 이해하고 말하기 (0) | 2024.05.06 |
동명사 문장 말하기: 영어 어순의 이해와 원리 (0) | 2024.05.06 |